엄마는 이렇게 말하죠. "싫으면 돈 가지고 도망치면 돼. 저 사람들 다 여자 사서 데리고 있으니까, 울면서 버틸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그런 경우의 일은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네처럼 도망치는 아이들도 있어. 조금만 엄마한테 전화해도 돼?" 아저씨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제 손목을 잡은 굵은 손가락이 살짝 물어뜯고,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어요. "너의 새 아빠야." 엄마로부터 소개받은 4번째 아빠는 짙은 피부에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남자였어요. "조용히 해, 엄마 자고 있잖아." 라고 하면서 제게 성추행을 하는 남자였죠. 그래도 엄마에게는 소중한 사람이었으니까, "가족을 위해 팔아서 벌어"라고 남자가 말했을 때, "좋은 생각이야"라고 함께 나를 설득했어요. 가장 좋아하는 엄마는 유일한 가족이었으니까, 나는 싫은 일도 참았어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칭찬받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엄마도 나를 좋아한다고, 그렇게 믿었으니까. "경찰 같은 건 사양해. 네가 실수했으니까 네가 책임을 져야지." 전화로 들려오는 엄마의 차가운 목소리, 남자의 웃음소리. 제 발을 핥아대는 아저씨를 내려다보면서, 강하게 입술을 깨물었어요. 더러운 어른들에게 이용당하고, 마음과 몸이 갉아먹혀 가는 불쌍한 소녀의 이야기.